코로나 사태가 남의 나라 일이 아닌 것으로 다가왔던 2월 20-21일경부터 미국 증시는 엄청난 폭락을 겪었다. 3월 초에는 잠시 반등이 있었고 다시 주가는 떨어지기 시작하여 3월 23일까지 다시 엄청난 속도로 깊은 계곡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내 반등하더니 다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속도로 회복하여 그 다음의 한달동안 S&P 500 는 절반 이상, NASDAQ은 코로나 이전의 최고점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회복의 기간동안 거시적인 관점을 통해 대 하락을 예측하고 공언하던 사람들은 주가의 의외의 선전에 주변사람들의 뭇매를 맞고 있기도 하다.
처음엔 모두 이러한 V자 반등에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으나, 한달 이상 지속되고 있는 상승추세, 전고점을 넘어서버리는 테크주들의 행진을 보며 여기저기서 희망에 찬 메시지가 터져나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어떤 기관은 바닥은 3월에 지났다, 다시 돌아가지 않을것이다라는 예측을 하고, 이러한 들뜬 분위기를 놓칠세라 Halving 을 일주일 앞두고 있는 BTC 마저 만불까지 치솟는 흥분된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주가의 놀라운 선전 뒤엔 발빠른 FED, Reopening을 주장하고 예상하는 사람들의 기대심리, 결국엔 바이러스는 사라질것이라는 낙관, 조금씩 들리는 백신과 치료약들에 대한 긍정적인 뉴스들이 자리하고 있다. 만약 이런 모든 노력들이 감사하게도 훌륭한 결실을 맺게 된다면 이는 정말 엄청난 상승의 에너지를 만들것임을 부인할 수 없을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자신의 행동양태를 관찰하고 타인들의 목소리를 차분히 들으며 내린 나름의 결론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주관적 희망과 객관적 예측을 착각하는, 혹은 구분하지 않는 성향'이다. 이 성향은 우리의 노력과 부지런함, 인내등 개인의 자질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서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좋은 결과를 가져올 확율을 높여준다. 하지만 수많은 변수 속에서 개인의 태도와 행위가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는 부정적 영향이 될 수도 있다. 주식시장의 매매에서 이러한 성향은 매우 위험한 것이고, 지금의 코로나 사태에서도 그럴 수 있다.
치료약도 없고 백신도 없는 상태에서 감염병을 집단적 스케일에서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격리'이다. 즉, 감염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이는 두가지 방식으로 실행되어지고 있는데 첫째는 모든 사람들의 개별적 격리, 두번째는 감염된 사람들의 선별적 격리이다. 두번째는 한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 행해져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고 이는 나라의 전체적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 첫번째 방식은 나머지 대부분의 나라에서 행하고 있는 방법인데 경제활동 자체가 거의 멈춰지기 때문에 국가의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돈을 사용하지 않게되는 상황은 혈액순환이 멈춰버린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한대로 수혈할 수 있는 미국의 상황이 지금의 주식시장의 랠리를 만들어내었다. 하지만 이것도 큰 경제의 흐름이 멈춘것을 대체할 수 없으므로 사람들은 경제가 더 망가지기 전에 다시 엔진을 스타트하기 원하고 조금씩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점에서 희망과 예측의 착각 메커니즘이 강하게 작용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방역에 성공하고 있는 한국도 얼마 닫지 않았던 경제를 더 열기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조금씩 우려스러운 뉴스들 - 새로운 집단감염의 발생 - 이 나오기 시작한다. 해결을 위한 노력들, 엄청난 방역의 노력들이라는 방패의 마주 미세한 틈새를 뚫을 수 있는 바이러스가 가진 창은 '무증상 감염' 이다. 선제적, 공격적 방역의 무기인 빠른 검사의 속도보다 빠르게 전파되는 바이러스가 어느순간 투명인간처럼 행동하는 상황 - 무증상 감염 - 은 자취를 남기지 않고있다가 어느순간 존재를 나타냄으로써 강력한 추적 시스템에 구멍을 만들어낸다.
한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현상이 전체 의료시스템을 마비시키지 않는 한도에서 간접적인 통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같은 방역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나라들이 국민적 격리를 해제하면서 맞이하게 될 현실이다. 이러한 우려를 그저 희망으로 덮어버릴수만은 없다. 위험을 직시해야하고 이에 맞는 회피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경제의 재오픈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은 커다란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의 주식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애써 무시하고 희망으로 포장하고 있는 상태이다. 만약 이러한 희망의 포장이 어딘가에 구멍이 난다면, 즉 경제 오픈으로 인한 감염자수, 사망자수가 다시 증가추세로 돌아가게 된다면 다시금 우리는 커다란 불확실성의 소용돌이의 중심에 들어가게 되고 희망에 찬 V자 반등이 W반등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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