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과거를 회상해본다.
중학생 시절, 공부가 주업인, 아니면 주업인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시절, 나는 공부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잘하지도 않았다. 물론 딱 한번 열심히 공부했던 것이 기억난다. 2학년때였던 것 같은데, 압구정동 한양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 이상하게 그 당시 공부했던 기억과, 아파트 뒷편의 농구대, 아파트 지하의 탁구장이 하나의 기억으로 찰흙 덩이가 대충 뭉쳐져 있는 것처럼 뭉쳐져 있다. - 학교에서 배우던 과목중 하나가 "기술" 과목이었는데, 다른 것은 무얼 배웠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 챕터가 자동차의 엔진에 대한 내용이었다. 엔진 각 부분들의 명칭과 어떤 역할을 하는지, 2행정, 4행정의 원리는 어떤 것인지, 등등. 여타의 과목들에서 느껴보지 못한 흥미를 느꼈는지, 거의 난생 처음으로 명칭들을 암기하고 되뇌어보고 하는등 정말 공부다운 공부를 했던 기억이다. 덕분에 중간고사였는지, 기말고사였는지, 100점은 아니지만 90점 이상의 점수를 받고 나름 만족했던 기억이 난다.
기술과목의 선생님도 기억이 난다. 결혼도 안한 젊은 훈남 선생님이셨는데, 성함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금 기준에도 정말 잘 생기셔서, 남학생들한테도 인기가 좋았다. 애들한테도 잘 해주셨고, 결국 나중엔 쉽지 않다 생각하셨는지, 당구 큣대를 하나 구해서 들고 다니셨던 기억이 난다.
위의 기억은 내가 살아오며 몇번쯤은 떠올렸던 기억인데, 이렇게 다시 생각하며 적어보는 것은 언젠가가 되면 이런 선명한 기억도 점차 사라질 것이고, 기억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나 마찬가지일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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